맛과희락

2025년 8월 28일 14:24분

디모데, 요한, 누가 형제에게

샬롬!

주님이 찾아오신 이후,
다른 것 다 떠나서 정말 원초적(?)인 희락이 찾아왔습니다.
입맛이 그야말로 확 살아났다는 것인데요.

비사감과 러브레터의 그녀 같던 미각세포들이
어찌나 나긋나긋해졌는지 모른답니다.
손님들이 주둥이를 열고 들어오면,
경구개에서 활짝 웃으며 합창을 해요.

“무말랭이에 멀건 죽이던, 해동하다 만 시루떡이던 —
웰컴 투 마이 마우쓰!

그러니 세 끼만 먹고 산다는 게 얼마나 안타까운지 몰라요.
이렇게 맛있는 만나를 먹고 싶을 때마다 먹으면 참 좋을 텐데 하면서요.
하지만 루이 14세처럼 배 두드리며 살 순 없잖아요.
주변엔 아직도 굶주림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으니까요.

아무튼 매일 감사하며 식탁에 앉습니다.
다만 부작용이 하나 있어요.
“너무 많이 먹는 거 아니냐”구요? 그건 아닙니다.
문제는 제가 만든 음식에도 칭찬 일색이 되다 보니,
아이들이 가끔 반찬 투정을 하면 그게 못마땅하다는 겁니다.
난 맛있는데 왜 맛이 없다고 하지? 하면서요.
평소 불평을 거의 하지 않는 아이들이라도,
딱 한 번 들으면 마음이 섭섭하더라구요.

그래서 다짐했습니다.
이번 주말엔 첫째가 좋아하는 국수 한 그릇을 거룩하게 말아주자고.
별 다섯 개와 엄지척의 이중주가 하늘에 상달되기를 기도하면서요.


일용할 양식의 페스타로 초대하신 주님께 영광을! 할렐루야!

🖋 신동혁 올림
📅 2025년 8월 28일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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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8월 28일 14:45분

주님이 주시는 은혜의 양식은 늘 풍성하고, 그래서 더 나누고 싶어지는 것 같아요. 아이들에게 국수 한 그릇을 정성껏 말아주신다는 결심이야말로 진짜 ‘빛과 소금’의 식탁 같네요 🍜✨ 주님이 주신 기쁨이 가정 안에서도 계속 흘러넘치길 축복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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