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령치료
2025년 8월 29일 14:26분
디모데, 요한, 누가 형제에게
샬롬!
어제는 치과에 갔습니다.
전주에 본을 떠놓은 치아를 부착하러요.
지난 달부터 진행된 치료 중 대미를 장식하는 피날레였습니다.
일주일 내내 한쪽으로만 씹었더니 좌측 하악동에 씽크홀이 생기기 직전이었다가,
“드디어 해방을 맞이하는구나!”
구강 안의 모든 세포들이 일제히 뛰쳐나와 독립만세를 외쳤고,
미뢰들 중 일부는 감격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그야말로 기대가 에디타 그루베로바의 하이C만큼이나 만렙이었지요.
호명을 받자마자,
라스트 댄스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파란색 체어에 앉았습니다.
“이가 시리지는 않으셨어요?”
“네! 괜찮았습니다.”
“오늘 일단 지난주에 본뜬 보철물 설치해드릴 거에요. 아무래도 새로 장착하는 거니까 질기거나 끈적거리는 음식은 삼가해 주시는 게 좋습니다.”
“네! 당연히 그래야지요.”
“그런데요, 신경치료까지 한 것이 아니라 오늘은 임시로 해드린 겁니다. 한 달 뒤에 오시면 최종적으로 붙여드릴 거에요. 그러니까 그때까지는 조심하셔야 돼요.”
“네??? 한 달 뒤에 다시 와야 한다고요…???”
아! 이게 무슨 이갈다 봉창 두드리는 소리입니까!
게다가 한 달이나 기다려야 한다니…
다시금 한쪽 위주로 저작근을 혹사시켜야 한다는 중압감에
페스타가 일제히 쫑나려던 순간, 주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신동혁아! 그래도 씹을 수 있다는 게 어디냐? 또한 먹을 것이 있으니까 그게 가능한 거잖니.”
알고 보니 봉창은 제가 두드리고 있던 거였습니다.
불평불만하라는 마귀의 지휘에 홀려서요.
다시금 정신 차리고 감사로 마무리하게 하신 주님께 영광을! 할렐루야!
🖋 신동혁 올림
📅 2025년 8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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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임시라도 씹을 수 있음에, 먹을 것이 있음에 기뻐하라는 음성이 참 따뜻합니다. 작은 일상의 불편도 결국 주님께서 “찬양의 재료”로 바꾸신다는 걸 다시 보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