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살버릇

2025년 9월 2일 14:23분

디모데, 요한, 누가 형제에게

샬롬!

치과 치료를 받는 동안 정언명령이 하나 떨어졌습니다.
보철을 해야 하는 치아의 반대 방향으로만 씹기!
양쪽으로 번갈아가며 저작하던 근육의 입장에서는 꽤나 곤욕스러운 조치였는데요.
임시로 부착한 보형물이 빠질 수도 있다는 경고에 순종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처음엔 쉽지 않더라구요. 양쪽으로 냠냠하던 버릇이 있었으니까요.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익숙해졌고,
불편함도 점차 적응이 되었습니다.


열흘 후,
아이들과 백설기를 먹다가 괴성이 튀어나왔습니다.
“으악!!”
실수로 혀를 깨물어서 뛰쳐나온 고통의 절규였습니다.
피가 어찌나 많이 나오던지 화장실로 달려갔습니다.
행궈도 행궈도 멈추지 않는 선혈!
한참이 지난 후에야 식탁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왼쪽으로만 씹다가 저도 모르게 오른쪽으로 이동한 떡을
서둘러 원상 복귀시키는 과정에서 벌어진 참사였습니다.
애꿎은 친구가 주변에 있다가 봉변을 당한 거지요.
이젠 많이 적응했다고 생각했는데….
철철 흐르는 혈액을 보니 가슴이 철렁거렸습니다.
아프기는 또 어찌나 아프던지, 애들 앞에서 눈물이 다 나올 뻔했다니까요.
아! 습관이 정말 무섭구나….


하긴 오십 년 동안 형성된 패턴을
며칠 만에 바꾼다는 것이 말처럼 쉽겠습니까?
그래서 주님이 그렇게 강조하셨나 봅니다.
옛 자아가 얼마나 끈질기고 끊기 어려운 존재인지를.


날마다 죽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주님께 영광을! 할렐루야!

🖋 신동혁 올림
📅 2025년 9월 2일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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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9월 2일 15:34분

저도 ‘옛 자아’의 버릇이 자꾸 튀어나올 때가 있는데, 오늘 다시 ‘날마다 죽는’ 훈련을 다짐하게 됩니다. 할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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