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의변
2025년 9월 4일 14:20분
디모데, 요한, 누가 형제에게
샬롬!
눈을 떴습니다.
금속음이 투두둑 하며 귀를 거스르는 바람에.
자세히 들어보니 비가 세차게 내리고 있었습니다.
‘아뿔싸! 문을 열어 놓고 잤는데….’
재빨리 일어나서 베란다를 향해 달려갔습니다.
양쪽 모두 창문을 닫고 시계를 보았더니 1시45분…
물이 들이찰까봐 바짝 긴장하느라 잊고 있던 하품이 튀어나왔습니다.
“아직 너무 이르니 더 자!”라는 전전두엽의 명령이 떨어지려는 순간,
이상한 느낌을 감지했습니다.
컴컴한 밤이라 보이지는 않았지만 후각세포의 레이더에 이상한 낌새가 포착된 것입니다.
킁킁거리며 불을 켜보았습니다.
헉!!
벽대신 바닥에 똥칠을 한 우리집 댕댕이의 작품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5분할로 정갈하게 소분된 송편 모양의 검고동색 응아가!
지난 번엔 칸딘스키 스타일로 기억나는데,
오늘은 피카소인가? 아니면 앙리마티즈????
예전 같으면 짜증부터 났겠지만, 오히려 감사했습니다.
이 향긋한 데상을 피해서 창문을 무사히(?) 닫게 인도하신 주님의 은혜에 감격하면서…
아티스트의 연출과는 동떨어진 데포르마숑이 출현하지 않았음에 기뻐하면서….
그냥 쿨하게 아무일 없었던 것 마냥,
평소처럼 편안하게 잠을 청했습니다.
다음날 아침,
이번엔 잭슨폴록 스타일의 액션 페인팅을 선보인 크리에이터가
다음과 같이 짖었습니다.
<<나는 날마다 이변을 경험한다>>
바닥의 널부러진 똥치우는 것 조차 기쁨이 되도록,
이변을 연출하시는 주님께 영광을!
🖋 신동혁 올림
📅 2025년 9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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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작품세계가 현대미술 전시회급인데요? 🎨🐶 주님은 그마저도 기쁨의 변으로 바꾸시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