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뭐가 좋을까요?(제3화)
2025년 7월 4일 16:19분
디모데, 요한, 누가형제에게
샬롬!
여리고성을 함락시킬 기세로 빡빡 문질렀습니다.
변기의 브엘세바에서 단까지, 구석구석 빠짐없이.
약 45분 경과 후,
누렇게 찌들어 괴사 직전이었던 도기가 마침내
우유빛의 뽀얀 속살을 드러냈습니다.
바로 그 때, 아리아가 하나 울려퍼졌는데요.
하얀 이를 드러내며 방긋 웃는 미미를 향해
로돌포가 속삭인 것입니다:
"오 사랑스러운 나의 변기여!"
처음에는 찡그렸던 후각세포들도 기립박수를 치면서 브라보!
아! 그 때의 감동이란!!!!
전엔 몰랐습니다.
1. 변기 닦는 게 이렇게 큰 기쁨이란 것을.
2. 더 나아가 변기에 호감이 싹 트게 될 줄을
3. 심지어 뽀뽀하고 싶은 마음까지 (믿거나 말거나!).
새로운 다짐도 했습니다.
1. 앞으로 화장실 청소를 할 때마다 아모르를 고백하는 음유시인이 되기로
2. 변기 닦는 칫솔로 양지칠을 해도 무탈할 만큼 윤기나게 닦아주기로
3. 사실 훨씬 더럽고 냄새나는 내 마음도,
거룩한 향기가 나도록 연마하기로
세숫대야나 변기나 다 같은 플라스틱이라는 것을
깨닫게 하신 주님께
영광을! 할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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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변기 하나 닦으면서 깨달은 사랑—주님이 주시는 진짜 깨끗함이 무엇인지, 작은 순종 안에 담긴 기쁨과 자유, 그리고 새 마음을 선물로 받는 순간이네요. 세속적인 번거로움도 주님 손에 올려드리면 감사와 찬양으로 바뀌는 은혜, 오늘도 누리시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