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에서(제2화)

2025년 9월 26일 10:43분

디모데, 요한, 누가 형제에게

샬롬!

뜬금없이 징병통지서가 날아온 것 같은 호명 플러스,
그것도 8명씩이나 되는 집단징집이라니!
대뇌피질에서는 허리케인을 동반한 폭풍전야의 정적이 흘렀습니다.
동시에 청각세포들은 전시냅스들을 총동원해서 레이더를 구축했는데요.

일전에 저와 상담했던, 팀장님왈!
“저번에 저희가 레진 하나 씌워드렸잖아요…. 그거처럼 치아에 움푹 파인 곳들이 있어서
때워야 하는데요. 총 8개에요…”

“갑자기 이게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에요. 처음에 의논했을 때는
이런 이야기 하시지 않았잖아요. 그때 제가 분명히 여쭈어봤던 거 기억 안나요?
지르코니아로 씌우는 것까지 하면 더 이상 치료받지 않아도 된다고 그랬잖아요?
왜 한 입 가지고 두 소리를 하시고 그러세요? 아 정말 어이가 없네~”

라고 변연계(정확히 이야기하면 옛 자아의 편도체 부근)에서 화산이 폭발하려던 찰나,
새 피조물의 전전두피질이 발람의 나귀를 보냈습니다.
워 워 워~!

“신동혁! 너 병원에서 하나님 사랑을 그리 전해 놓고 이런 식으로 말하면
주님이 뭐가 돼? 너 지금 갈보리 언덕에 똥칠하려고 그러는 거야?

네가 여기서 시시비비를 따진다고 마모된 이빨이 에스겔의 뼈다귀처럼 강건해지기라도 한다냐???”

그 음성을 듣자, 언성을 높인다고 8개의 치아가 부활하는 것도 아니고
초기에 이야기를 안 했던 건 상대적으로 치료의 긴급성이 덜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 비용은 어떻게 되나요?”
“하나에 5만원씩 해서 총 40만원인데요. 지금 이벤트 기간이라 25만원에 해드리고 있어요.”

‘뭐라구요?… 5만원도 아니고 곱하기 5를 해야 하다니…..’
속에서 마그마가 재차 부글부글 끓어올랐지만 잿더미에 놓인 십자가가 보였습니다.
‘주여! 알겠습니다. 환자가 아니라 증인이 되겠습니다.’

병원에서 복음을 다시 전하라 하신 주님께 영광을! 할렐루야!

Comments

Avatar
 2025년 9월 26일 11:09분

치료비도 이벤트, 은혜도 이벤트. 주님이 준비하신 패키지네요 😇"



Search

←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