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샷
2025년 10월 1일 15:12분
디모데, 요한, 누가 형제에게
샬롬!
“참 아름다워라~”
산책길 풍경이 에루샤는 명함도 못 내밀 정도로 일품입니다.
비발디의 봄처럼 그렇게 화사하지는 않지만
여기저기 핀 꽃들로 눈호강하는 것은 기본이구요.
은행나무를 비롯해서 노랗게 염색을 한 가로수들이
계절의 정취를 제대로 느끼게 합니다.
특히 성격 급한 잎새들이 제일 눈에 띄더라구요.
아직은 새파란 동료들이 대부분이라
엘로우카페트에서 포즈 잡고 있는 여배우들 같습니다.
하늘에 떠다니는 구름들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면
인생샷이 따로 없다니까요.
아래는 아래대로, 위는 위대로
아버지의 아틀리에는 어느 각도에서나 루브르요, 오르쉐입니다.
고흐, 미켈란젤로, 피카소, 카라바조, 그리고 다빈치가
사방팔방에서 툭툭 튀어나오니 말입니다.
그런데요.
그 수많은 명작들을 제치고
저의 눈을 사로잡는 창조주의 작품이 있습니다.
산보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마지막 코스에 있는 들꽃(들)이에요.
집 입구 화단에 가지런히 피어있는 친구들이
어찌나 곱고 우아한지 몰라요.
볼 때마다 그 수수한 매력에 감탄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고려청자같이 기품이 있고, 조선백자처럼 단아한 멋이라고나 할까요.
옆에 있는 다른 화초들도 쟁쟁하지만,
그 바이올렛 플라워가 최고에요.
진선미를 한꺼번에 다 주고 싶을 만큼이요.
그래서 매일 돌아오는 길에 찰칵찰칵 하다 보니
어느새 또 다른 클라우드랑도 절친이 되었습니다.
아이클라우드라고 제가 사진을 담고 있는 저장소랑요.
동무들은 핏도 참 훌륭해서,
피그마나 어도비나 어디에서도 환영받아요.
그들을 볼 때마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볼 수 있을 때, 함께 할 수 있을 때
최대한 소중히 여기고 감사해야지… 하는 마음이요.
결국 시간이 지나면 다 지고 앙상한 가지만 남게 될 테니까요.
가을로 한 걸음 더 깊숙이 들어 온 것 같은 시월에,
신동혁이었습니다.
계절은 늘 순환해도,
영생만큼은 언제나 스프링으로 솟아오르게 하시는 주님께 영광을!
🖋 신동혁 올림
📅 2025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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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순환하는 계절 속에서도 “영생은 언제나 스프링”이라는 마지막 문장이 정말 마음을 울립니다. 오늘 산책길이 작은 예배당이 되셨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