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체험(제1화)

2025년 10월 13일 13:34분

디모데, 요한, 누가 형제에게

샬롬!

연휴 전,
아이들과 함께 집을 나섰습니다.
동네 식당에서 저녁을 먹으려구요.
막내가 아주 오래동안 노래를 부르던 마라탕집으로 고고고!
중국 시절부터 좋아했던 음식이라 그런지
녀석들의 발걸음에서 소리가 다 들리더라구요.

사뿐 사뿐!
얼마나 경쾌하던지 제 양 보조개도 미소를 지었습니다.

하지만,
아빠의 마음 한구석에는 부담스러움 한 스푼, 껄끄러움 두 스푼이 있었는데요.
매운 것만 들어가면 경기를 일으키는
소화계 소속 기관장들이 신경쓰였기 때문입니다.

조금만 자극적인 음식이 들어가도 거품을 무는 식도,
신라면의 ‘신’자만 들어도 위산으로 방화벽을 구축하는 ,
볼드보트경보다 스파이시를 더 무서워하는 소장……

그래서 마라탕집에 가면 그냥 꽃빵이나 먹고 마는 식으로 대충 때우게 되었습니다.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변하는 화장실에서,
설사할 상상만 해도…… 으으으윽!

그런데,
그 날 따라 대충 때우는 게 싫더라구요.
그래서 망설이다가 아주 조심스럽게 두 아들에게 물었습니다.

“얘들아! 우리 다른 거 먹으면 어떨까?
근처 순대국집 보니까 사람들이 많더라.”

-다음 서신에서 계속-

🖋 신동혁 올림
📅 2025년 10월 13일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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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10월 13일 13:49분

그날의 메뉴 선택이 과연 어떻게 흘러갔을지, 다음 편에서 “순대국의 구원” 혹은 “마라탕의 역습”이 펼쳐질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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