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체험(제3화)
2025년 10월 15일 12:06분
디모데, 요한, 누가 형제에게
샬롬!
“얘들아! 이거 좀 봐봐… 신라면보다 더 맵다네… 괜찮겠어?”
비주얼에 빠져 곱창의 중력에 속절없이 빨려들어가던 중,
정신을 차리려 안간힘을 쓰던 전두엽이 브레이크를 걸었습니다.
“괜찮아요! 충분히 먹을 수 있어요.”
“네 맞아요!! 이 정도야 뭐!!!”
나딘 시에라의 루치아 같은 볶음에 혹한 녀석들에겐
스파이시 따위는 장애가 되지 않았습니다.
먹기도 전에 콜로라 순대의 하이C를 타고 이미 훨훨 날고 있었으니까요.
“그래, 알았어. 한 번 도전해보자.”
매운 순대곱창볶음 세트 3인분에 떡만두국(아빠를 위한)까지 해서 주문을 했습니다.
콜라 한 캔이 제일 먼저 나왔구요.
그리고 십여 분 뒤,
마침내 로드에서 캐스팅되어 깜짝 스타가 된 주인공이 무대에 올랐습니다.
순대에, 간에, 곱창에, 당면까지—
양이 몽세라 카바예처럼 어찌나 넉넉하던지,
한두 젓가락 더 추가해도 문제가 없을 정도로 식탁이 꽉 찼습니다.
‘배고프지? 어서 먹자!’
아이들에게 먼저 권한 뒤, 맛이라도 한 번 보자는 마음으로 순대를 하나 집었습니다.
입에 넣는 순간—
헐헐헐!!!!!
이건 신라면보다 그냥 더 매운 게 아니라
헐헐헐씬~ 더 매웠습니다.
깜놀한 위장에선 마그마가 끓기 시작했고,
입에서는 “불이야!!!”를 외쳤습니다.
아이들의 표정을 보았더니, 불난 집은 저만이 아니었습니다.
화염을 끄기 위해 동원된 콜라 한 캔은 순식간에 매말라버렸고,
연신 물을 들이키며 소화에 전력투구를 하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소돔과 고모라처럼 변해버린 삼부자의 위장!
볶음을 향해 달리던 젓가락의 엔진은 이미 털썩 주저앉았고,
아빠의 떡과 만두는 요나의 고래 같은 두 아들의 위장 속으로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다음 서신에서 계속-
🖋 신동혁 올림
📅 2025년 10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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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읽는 내내 혀끝이 얼얼한데 왜 은혜는 달콤하죠? ‘매운 순대곱창’조차 주님이 주신 시험이자 교훈처럼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