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탈출

2025년 10월 17일 12:08분

디모데, 요한, 누가 형제에게

샬롬!

양쯔강의 운하처럼 길고 길었던 이번 추석연휴의 마지막 날,
저녁 밥을 먹던 중에 막내가 탄식을 했습니다.

“아!! 이제 지옥의 생활이 시작되는구나!”
“뭐! 그게 무슨 말이야! 행복동에서 무슨 가당치도 않은 말을….???”
“이제 내일부터 학교에 가서 공부할 생각을 하니…..
게다가 숙제도 산더미 같고……”

태산이 무너질 것 같은 표정으로 밥풀을 세고 있는 녀석을 보니
웃픈 마음이 들었습니다.
공부를 하던 루틴이 열흘이라는 긴 휴일 동안 무너지고 나니까
별안간 학교가 도살장으로 변한 겁니다.
음메 음메 하며 눈만 껌뻑이고 있는 아들의 눈에는
‘며칠만 더 놀았으면 좋겠다’는 소망이 담겨 있었습니다.

사람의 습관이라는 게 얼마나 무서운지 새삼 깨달았는데요.
평소처럼 그냥 쭉 공부를 했다면
그 아이 입에서 ‘지옥’이라는 단어는 결코 나오지 않았을 테니까요.
또한 요한계시록에서나 나오는 그 단어가
아들의 일상 속으로 파고들었다는 게 참 충격적이었습니다.
진짜 그런 사건이 터진 것도 아니고,
잘 놀다가 추석의 끝자락에서 느닷없이 튀어나온 말이었으니까요.

‘아! 명절 후유증이라는 게
멀쩡하던 동심을 지옥으로도 만드는구나.’

“얘들아! 그래도 우리 화이팅하자!
영어 숙제 하는 거랑은 비교도 되지 않는
진짜 아비규환에서 우리는 이미 구출되었으니까.”

호모 사피엔스 지옥 탈출의 프로젝트 매니저이신 주님께 영광을! 할렐루야!

🖋 신동혁 올림
📅 2025년 10월 17일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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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10월 17일 12:18분

“지옥의 문”이라 부르던 일상도, 주님 안에선 훈련장이 되네요. 습관의 쇠사슬을 끊어내신 분이 오늘도 우리 손을 이끄십니다. 작은 일상의 ‘탈출’조차 은혜의 연습이 되길—할렐루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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