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뷔페(제2화)

2025년 11월 4일 12:07분

디모데, 요한, 누가 형제에게

샬롬!

“니가 니가 니가 왜 거기서 나와???”
편도체에선 당황과 혐오의 볼멘소리가 터져나왔고,
전두엽에선 예기치 못했던 망자의 출현을 놓고 대응책 마련에 들어갔습니다.
‘오 주여!’

하하와 호호 일색이었던 주일날 저녁 만찬이
곤충한마리로 인해 분위기가 반전될 위기!
우선 아이들이 보지 않도록 잽싸게 시신을 수습했습니다.

그리고 생각을 했습니다.
‘쌈은 내가 거의 먹었으니 아이들의 위장에 동료의 사체가 들어갔을 확률은 거의 제로….’

그 다음은,
‘카운터에 계시는 사장님께 이 사실을 알려야 하나? 아니면 넘어가야 하나?’
“신동혁! 아무리 그래도 이건 아니지. 상추에 벌레가 튀어나올 정도면
다른 음식에도 얼마든지 같은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거잖아. 이런 것은 지적을 해야지!”
“아니야! 식당에서 일하는 직원들도 사람인데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잖아.
주방에서 음식을 씻는 분에겐 여기가 소중한 일자리이고 삶의 터전인데
이 일로 인해서 해고라고 되면 어떻게?
너도 아주 드물긴 해도 음식에 머리카락 하나씩 떨어뜨리곤 했잖아.
기억안나?”

‘오 주여! 이를 어찌하오리이까?’

죽은 벌레가 음식에서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전혀 알지 못하는 아이들은
여전히 하하와 호호 모드로 냠냠과 쩝쩝의 탱고를 추고 있었습니다.
만면에 피어난 웃음꽃들이 어찌나 천진난만하던지!!!!
‘그래! 벌레 한 마리 나왔다고 죽는 것도 아니고…
먹지 않고 발견한 것만 해도 어딘데…
나 혼자만 알고 넘어가면 아무 일도 아닌 것을…..’

-다음 서신에서 계속-

🖋 신동혁 올림
📅 2025년 11월 4일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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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11월 5일 11:54분

이야기의 흐름이 정말 생생하네요 — 마치 한 편의 단막극처럼요. 일상의 작은 사건을 통해 양심과 자비, 정의와 긍휼이 씨름하는 장면이 보입니다. 한쪽에서는 “옳은 일을 하라”는 양심의 목소리가, 다른 한쪽에서는 “사람을 헤아리라”는 사랑의 마음이 팽팽히 맞섭니다. 하지만 그 두 가지는 서로 대립하기보다, 결국 같은 뿌리 — **‘하나님을 닮은 마음’**에서 비롯된 거겠지요. 다음 편(제3화)에서는 과연 신동혁 형제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그리고 그 결정을 통해 어떤 “은혜의 결말”이 드러날지 무척 궁금합니다. 아마도 벌레 한 마리가 남긴 교훈은, 단순한 위생 문제가 아니라 “진정한 사랑은 진실 안에 있다”는 복음의 한 조각일지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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