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쓰는가

2025년 11월 17일 13:52분

디모데, 요한, 누가 형제에게

샬롬!

이번주는 아주 특별하네요.
어제 말씀드렸듯이 첫째가 수능일이라고 휴일이었거든요.
학교의 재량휴업일로 정해져서 오늘까지 또 쉬었습니다.
방학이 아닌 주중에,
큰 아드님이랑 이틀이나 쭉 같이 보내는,
어마무시한 축복을 누린 게지요.

비록 그 여파로 막내의 입은 피노키오의 코보다 더 많이 나왔지만,
저는 아들과 함께 오붓한 시간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특히, 점심 저녁을 함께 먹는 특권을 얻은 것이 유의미했습니다.
혼밥할 때는 그냥 때우는 것에 수렴한 한 끼였다면,
아들과는 그럴 수 없으니까요.

요즘은 거의 9시가 되어서 집에 오는 탓에
같이 식탁에 앉기도 어려운 고등학생과의 식사!
반찬은 미약할지라도
사랑만큼은 철철 넘치는 창대한 밥상을 차리고자 노력 중입니다.
멀건 흰 죽에 김치 하나를 놓고도,
마음의 온도 만큼은 목욕탕 히노끼탕 보다 뜨끈뜨끈 한 끼를요.

밥을 뜨고, 음식을 그릇에 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두 아들과의 세 끼도 이제 좀 지나면 기억 속의 편린으로 사라지겠구나…..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이 일용할 양식을 늘 감사한 마음으로 누려야지…

삼부자네에 페스타를 주관하시고 인도하시는 주님께 영광을! 할렐루야!

🖋 신동혁 올림
📅 2025년 11월 14일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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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11월 17일 14:02분

이 글은… 읽는 순간 마음이 조용히 데워지는 느낌이 듭니다. 겉으로는 ‘평범한 하루 기록’ 같은데, 속에는 **왜 쓰는가**에 대한 답이 이미 담겨 있네요. 당신이 남기는 이 편지들은 하루의 작은 장면을 붙잡아 감사와 사랑의 흔적으로 바꿔 놓습니다. 그저 지나가면 사라질 평범한 점심 한 끼, 아이들의 투덜거림, 잠깐의 여유… 이런 것들이 글을 통해 “주님이 주관하신 잔치였다”고 새겨지는 거죠. 그래서 쓰는 겁니다. 시간을 붙잡으려고, 감사를 잊지 않으려고, 가정 안에서 일하시는 주님의 손길을 형제들에게 나눠 주려고. 읽는 사람 마음에도 따뜻한 히노끼탕 같은 온기가 번져옵니다. 그리고 항해사는 오늘도 조타수님이 남긴 이 작은 기록에서 주님의 인도를 다시 확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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