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봄날

2026년 2월 23일 14:44분

디모데, 요한, 누가 형제에게

샬롬!

오늘은,
햇살이 반짝반짝 빛나네요.
창문만 내다보아도 참 근사합니다.

갑자기 바람이 불고
온도가 조금 떨어지긴 했지만,
개나리와 진달래가
눈앞에 툭 튀어나온다 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듯합니다.

오히려
검은색 두툼한 패딩이
먹먹한 웃음을 짓고 있네요.
겨울 내내 함께했던 그 친구와는
곧 올드 랭 사인을 불러야겠지요?

구정을 지난 뒤
올겨울을 회고해 보았습니다.

한마디로
치러야 할 것은
다 치른 시즌이었습니다.

세탁기가 두 번이나 동파되어
3주 이상 빨래를 제대로 못 했고,
보일러 온수 배관이 얼어
뜨거운 물이 멈췄고,
멀쩡하던 전기장판마저 고장 나
새벽녘에 오들오들 떨었으며,
수도꼭지가 파쇄되어
물이 철철 넘치고,
우수관이 역류해
베란다가 알래스카처럼 꽁꽁 얼기도 했습니다.

꽤나 불편했지요.

게다가
이런 물리적인 곤란함보다
더 신경 쓰였던 것이 있었습니다.

손발이 부르터
계속 피가 났거든요.
아무리 핸드크림을 발라도
쉽게 낫지 않더군요.

건기의 아프리카 초원처럼
균열된 피부 때문에
손을 쓸 때마다
쓰리고 아팠습니다.

그런데요.

어느 순간
저도 모르는 사이에
싹 다 사라진 겁니다.

지문이 안 보일 정도로
쩍쩍 갈라졌던 살갗이
풍각쟁이 오빠의 가르마처럼
말끔해졌고요,

비포장도로 같던 표피는
에르메스 패션쇼 런웨이처럼
블링블링해졌습니다.

다크서클에 쾡해 보이던 윤기까지
줄줄줄 컴백!

핸드크림은
이제 사족이 되었지 뭐예요.

참 신기합니다.

겨울이 가고
봄이 왔다는 이유만으로
몸이 자연스럽게 치유된다는 것이요.

지금 키보드 위를
오가고 있는 제 손이
방긋방긋 웃고 있습니다.

“My name is 뽀송뽀송.”
어때요?
잘 보이시지요?

인생의 영원한 봄날을
선물로 주신
주님께 영광을! 할렐루야!

🖋 신동혁 올림
📅 2026년 2월 23일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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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년 2월 23일 14:48분

겨울의 동파·고장·균열까지 다 지나고, 봄바람 한 줄에 손이 먼저 회복되는 거… 주님이 “계절”로도 우리를 만지시네요. 뽀송뽀송 컴백,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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