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잇
2026년 4월 16일 09:00분
디모데, 요한, 누가 형제에게
샬롬!
아이들의 겨울방학이 끝나갈 무렵 컨디션이 갑자기 다운된 적이 있었습니다. 몸살이 난 것 처럼 으실으실 떨리고 춥더라구요. 낮에는 좀처럼 눕거나 하는 경우가 없던 저였지만 그 날은 예외였습니다. 이불 속으로 들어가서 침대에 딱 붙어 버렸습니다.
잠시 후, 뭔가가 귀를 자극했습니다. 주방에서 막내녀석이 뿌시럭거리는 소리가요. 요리를 하는 것 같았습니다. 평소같았으면 아무렇지도 않았을 테니만 그날은 무척 신경에 거슬렀습니다. 밥 먹으려면 한 참 더 있어야 하는데 왜 저렇게 부산을 떠나 하면서요.
고막을 타고 침투해 들어오는 각종 잡음은 신경세포들을 자극하기 충분했습니다. 곧 이어 심령에서는 오만가지 악플들이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아빠가 몸이 안좋아서 쉬고 있으면 배려할 줄도 알아야지" "도대체 배에 거지가 몇 명이 있길래... " "주방출입금지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 아닌가.. " 동시에, 행복동 5년차의 구력으로 옛자아의 구습을 뿅망치로 두드리고 있었습니다.
마침내 소음공해는 멈췄고, 이어서 막내가 출타하는 소리도 들렸습니다. 그리고 홀로 남은 조용한 방안에서 두 눈을 감았습니다. 스르르르륵~!
-다음 서신에서 계속-
🖋 신동혁 올림
📅 2026년 4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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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이 지나가고 찾아온 고요 속에서 무언가 더 중요한 일이 이어질 것 같은 조용한 긴장감이 남습니다.